안녕하세요! 유정남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상영중인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라는 영화를 가지고 줄거리 요약을 해볼까 합니다. 보고 느낀 점은 훌륭한 OST와 훌륭한 연출이 합쳐져서 되게 감명깊게 본 영화중 하나인데요! 여러분도 한번 시간 내셔서 보시면 제가 이런말을 왜 했는지 아실 수 있을껍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적이 있었던 독일인 에리히 레마르크가 쓴 책입니다. 전쟁터에 사실상 끌려온 주인공이 전사한 날의 독일군 상황 보고가 '서부 전선 이상 없다'였다는 설정을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책인데, 이걸 에드바트 버거 감독이 책을 바탕으로 해서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1차 대전이 한창 일어나고 있는 1917년, 독일의 서부전선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독일군은 참호를 기어올라 적진으로 돌격하기 시작하였고, 포탄과 총알 세례를 뚫은 어린 '하인리히 게르버'라는 이름의 어린 병사는 두려움에 떨면서 진격하였고 끝내 프랑스 병사와 삽으로 백병전을 펼치게 되면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라는 타이틀이 뜬다.
그렇게 3년차의 전쟁에 접어들면서 독일은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고, 청년 뿐 아니라 고등학생들을 전쟁에 참전시키게 하기 위하여 입대 지원서를 적어오게 독려하고 있었다. 이에 '파울 보이머' 역시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입대 지원서를 들고 학교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서 입대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친우들인 프란츠 뮐러, 알베르트 크로프, 루드비히 벰에게 잠시 겁쟁이 취급을 받게 된다. 이에 서로 필체를 위조해서라도 자원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파울은 끝내 본인 손으로 부모님 서명을 대충 흉내내어 지원서를 작성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전쟁의 영웅이 되어 돌아오라는 격려를 들으며 열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바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이동하게 된다. 네 친구들은 별다른 결격사유 없이 거의 하나마나인 신체검사를 받으며 곧바로 군복을 받게 되면서 순식간에 병사가 되어버린다. 파울 역시 장교로부터 눈대중으로 신검을 받고 곧바로 군복을 받았는데 새 군복에 다른 사람의 명찰이 붙어있어 이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었지만 장교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납된 옷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명찰을 떼고 돌려준다. 이렇게 병사가 된 파울 일행은 따끈따끈한 신병이 되어 서부 전선으로 배치되어 보내진다.
아직은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지는 수송 차량 내부였지만 진지에 도착하기 직전에 한 의무관으로부터 환자를 옮길 차량이 필요하니 당장 신병을 내려라는 지시를 받게 되고, 신병들은 졸지에 장거리 행군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면서 독가스가 터졌다는 지휘관의 함성에 일행은 어리버리하게 방독면을 착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신병들을 테스트하기 위한 박격포탄을 사용한 훈련상황이었고, 루드비히의 방독면 쓰는 것을 돕다가 제일 늦게 방독면을 착용한 파울은 방독면 쓰고 행군한 뒤에 알베르트와 함께 보초를 서라는 얼차려를 받게 되어버렸다. 심지어 진지에 도착하였을 때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착하자마자 지친 몸으로 신병들은 참호에 고인 물을 퍼나르게 되는 등 온갖 개고생을 하게 된다. 이에 루드비히는 자신의 상상과 달랐다며 매우 힘겨워하지만, 이내 모두와 함께 물을 퍼나르게 된다.
그날 새벽, 파울과 알베르트는 진지에서 경계 임무에 투입되었다. 조명탄이 터져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 갑자기 전방에서 소리가 나자 파울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총을 쏘게 된다. 그런데 몇 초 지나지 않아 파울은 정확하게 자신의 방탄모에 총을 맞으면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기적적으로 다치지 않고 목숨은 건졌지만, 옆에 있던 사람에게 들은 것은 죽기 싫으면 총 쏘고 나면 좌로 10m 이동하라는 닥달 뿐이었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프랑스 군의 포격이 시작되었고, 둘은 본인 중대의 벙커로 도망가서 겨우 포격을 피하게 된다. 포격에 정신이 혼미해진 루드비히는 울면서 파울에게 매달리고 파울 역시 그를 달래주지만, 질릴만큼 포격을 당했던 '탸덴'이라는 병사는 포격이 끝나면 프랑스 보병이 쳐들어 올것이라며 반쯤 체념하며 방탄모를 쓰기 시작한다. 이에 하나 둘 씩 이성을 잃고 도망가려는 병사가 나오는데, 벙커를 나서려던 병사 하나가 포탄에 산산조각나면서 벙커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모두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파울은 무너지는 벽면에 깔려서 그대로 벙커 안에 갇히게 되었다.
다행스럽게 다음 날 아침이 되어 알베르트와 프란츠가 파울을 구조해주었고, 죽다 살아나서 정신이 없는 그에게 카트는 자신이 먹던 빵을 건네주며 진정시킨다. 하지만 개판이 된 진지와 널린 시신을 수습하라는 명령에 카트는 '노동엔 보상이 따른다'고 말하며 떠나고, 파울은 시신의 인식표를 수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널린 시신들에게 힘없이 인식표를 수거하던 파울은 바닥에 떨어진 깨진 안경을 발견한다. 이 안경이 루드비히의 안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를 찾으러 가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다리 하나를 잃은 루드비히의 주검을 목도하게 된다. 첫날부터 친우를 잃은 파울은 오열하며 루드비히의 인식표를 수거하고는 정성껏 옷의 단추를 잠가준다. 그 와중에서 빨리 움직이라는 재촉에 파울은 루드비히의 시신을 뒤로하고 다시 인식표 수거 임무를 하면서 처참한 전장의 신고식을 하게 된다.
그렇게 18개월의 시간이 흘러서 1918년 11월 7일이 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나오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고 독일군 사령군 역시 승산이 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독일의 정치인 마티아스 에르츠베르거는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휴전 협정을 하기 위해 지난 몇 주 동안 사망한 수많은 병사의 명단을 들고 계속 전투를 지속하려는 작전 참모진을 설득하러 가게 되었다. 결국 마티아스는 참모진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여 휴전협정을 위해 통역인과 고위 장교, 함께 하는 일부 정치인과 함께 서부 전선으로 향하게 된다. 서부 전선의 독일의 연대의 장군인 프리드리히는 서부 전선의 프랑스 참모 중진들이 있는 곳으로 그를 호송하는 지시를 받고 기차까지 태워 주었지만 마티아스를 바라보는 프리드리히의 눈빛은 영 탐탁치 않았었다.
한편, 전쟁에 익숙해진 파울과 일행은 주둔지 주변의 농가에서 카트와 함께 거위를 훔쳐먹으며 후방에서 대기하는 나름 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다. 물론 전투가 없어서 몸만 편한 생활이지, 순무로 만든 빵이나 야채나 먹으면서 지내다가 농장주에게 산탄총 맞을 각오로 거위와 달갈을 훔쳐오는 삶이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친구들과 탸덴, 카트와 함께 전쟁 끝나고 나서의 삶을 상상하며 나름 지내게 된다. 파울은 글을 읽지 못하는 카트에게 온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카트와 친하게 지냈고, 어느정도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프란츠는 지나가던 프랑스 여인들에게 작업을 걸며 간만에 여자와 몸을 섞는 등의 여유도 잠시 부리게 된다. 그날 밤에 돌아온 프란츠는 여인들로부터 받은 스카프를 자랑하며 냄새를 맡기도 한다. 자던 친구들과 탸덴이 냄새 한번씩 같이 맡아보는 것은 덤.
하지만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다음날 파울의 분대는 전날 실종된 신병 일행의 행방을 찾으라는 임무를 받고 정찰을 나가게 된다. 근처에서 큰 군수공장을 발견하게 된 일행은 공장이 깨끗한 것 치고는 지나치게 조용한 것에 의구심을 품다가 현장에 남겨진 빈 가스통을 통해 독가스가 살포된 적이 있다는 것을 유추해낸다. 이에 알베르트를 포함한 일부 인원은 바깥에서 경계하고, 파울과 카트, 프란츠는 공장 내부를 수색한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서 파울 일행은 공장 내부 한 구석에 수십명의 어린 신병들이 모두 독가스에 중독되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여 실종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게 되며 부대로 복귀하게 된다.
한편 프리드리히 장군은 휴전을 맺으려는 사회 민주주의자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제 손으로 휴전 협정단을 보내놓고도 뜻에 찬동할 수 없었던 그는 군인으로써 '전쟁'이라는 명령을 받은 이상 이를 완수해야 한다고 고집하며, 결국 새벽에 전 병력에게 당장 출격할 것을 명령하게 된다. 그로 인해 자고 있던 파울과 일행들은 다시 서부 최전선으로 출격하게 된다. 최전방 진지에서 알베르트는 살아오겠다는 의지로 뜯어놓은 여자 포스터에 입을 맞추며 진지 벽에 붙여두고, 파울은 이런 상황에 처해진 것에 비관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같은 시각, 마티아스를 필두로 하는 휴전 협정단은 프랑스 군부를 대표하여 나온 협정단과 대면하게 되었고,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며 휴전 협정을 요청하게 된다. 하지만 독일의 침략으로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는 매우 가혹한 조항을 내밀고 전투의 중단 없이 72시간 내에 서류에 서명하라고만 하며, 그 이외의 협상이나 조건은 받지 않겠다고 엄포한다. 72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 것에 최대한 평화롭게 시간을 끌며 상대의 조건을 고려하고 싶던 마티아스였지만 페르디낭 포슈 원수는 본인들의 입장을 절대 굽히지 않는다.
휴전 협상 동안 전투를 중지할 수 없으면 수많은 희생자들이 나올 것이라는 마티아스의 우려대로, 결국 파울의 부대는 또다시 프랑스의 진지로 돌격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게 된다. 많은 병사들이 죽어나갔지만 파울 일행은 전장에 익숙해진 숙련자 답게 능숙하게 적의 진지를 점령하는데 성공하며 진지 내의 잔군들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순무의 겨울의 고통으로 인해 배를 곪던 그들은 잔군 소탕 도중 야전식당 내지 취사장에서 프랑스군을 제거한 뒤 온갖 식료품들이 널린 것을 보고선 싸우다 말고 허겁지겁 눈앞의 음식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간만에 과일잼과 소시지, 빵, 꿀 술 등을 정신없이 먹던 파울, 카트, 탸덴은 잠깐 동안의 행복을 즐기는데, 그 순간 땅이 천천히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숨어있던 쥐 떼가 어딘가로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는 프랑스군이 다시 진격해오고 있음을 느끼고 다시 프랑스쪽 진영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보병이 아니라 생샤몽 전차였다.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전차에 일단 총질하고 보았지만, 생샤몽은 천천히 포신을 조준하고 일제히 발사하여 그야말로 전황을 싹 뒤엎어버리기 시작했다. 마구 날아드는 포탄과 전차의 양 옆을 조준할 수 있는 기관포, 참호 길이 정도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의 생샤몽 전차는 말 그대로 참호 밑에 있던 독일군들을 갈아버리기 시작했고, 운 좋게 전차가 머리 위로 지나가서 목숨을 건진 파울 일행도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혼란 속에서 파울은 프란츠와 탸덴과 떨어져 버리게 되고, 알베르트와 카트와 함께 도망치기 시작한다. 전차가 지나가고 나서 후퇴하는 탓에 전차를 앞지를 수 없게 되자 카트가 수류탄으로 전차의 궤도를 박살낸 뒤 알베르트가 전차 내부에 수류탄을 넣어서 터뜨리고 나오는 생존자를 사살하여 무력화를 하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간을 끈 탓에 뒤따라 오는 보병들과 대치하게 되었는데, 아예 화염방사기 부대를 끌고 온 프랑스군은 뒤쳐진 독일군들을 자비없이 태워버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다시 후퇴하려던 파울은 포탄에 맞아 나가 떨어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된다. 겨우 고개를 들어 뒤돌아보니 두려움에 도망치지 못하다 프랑스 병사들에게 포위된 알베르트가 있었다. 총을 버리고 손을 들며 항복하고 목숨을 구걸하던 알베르트는 일말의 자비없이 화염방사기로 지져지고 물웅덩이 근처에서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다 결국 확인사살 당하며 사망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에 카트는 멍하니 알베르트를 부르던 파울을 일으켜서 다시 독일군 진지로 돌아가게 된다. 생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파울은 알베르트의 죽음과 프란츠의 실종에 끝내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절규하지만 북동쪽 2km 지점까지 후퇴한다는 명령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탄약을 챙겨서 도망가기 시작한다.
전투가 한창인 시점에서도, 휴전 협정단은 섣불리 서명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이유는 휴전 조건에 포함된 것 중에 열차, 점령지, 대포, 기관차 등등 국가 기반에 필수적인 물건을 포기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말은 휴전 협정이지만 사실상 무조건 항복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에 대표로 온 장군은 서명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마티아스는 이미 미국이 참전하여 열세인데다 영토는 이미 수도 없이 잃었으며, 군부와 정치인들의 무모한 독단으로 시작된 전쟁의 결과는 본인들이 감수해야 한다며 윗사람들의 헛된 자존심으로 생기게 될 이 이상의 희생을 막고자 자신은 반드시 서명할 것임을 선언한다. 다른 정치인이 이 한겨울에 열차를 포기하면 병사들은 귀환길에 굶어죽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생길것을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마티아스는 "명예롭게요? 제 아들은 전사했습니다. 그 애의 명예는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전장에서 죽는 것이나 굶어 죽는 것이나 의미 없기는 매한가지라는 일침을 날린다. 그리고 이내 사령부에 연합국의 휴전 조건을 전달하라고 지시하며 최대한 빨리 서명하여 남은 72시간 동안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자비를 구하자고 모두를 독려한다.
이렇게 휴전 서명에 대한 사령부의 허가가 떨어지기 까지 기다리는 동안, 파울과 카트는 필살적으로 프랑스군의 공격을 피해 후퇴하고 있었다. 아예 작정하고 나온 프랑스는 전투기 까지 동원하여 그들을 공격하였고, 무거운 탄약을 든 파울은 끝내 커다란 크레이터의 웅덩이에 빠지고 만다. 이미 다시 올라가기엔 주변에 프랑스 보병들이 득실거리는 상황이었고, 파울은 단검 하나만 뽑아둔 채로 죽은 시체인 척 엎드린다. 그 순간 프랑스 역시 후퇴하기 시작했고 살 수 있을 희망이 보이던 순간, 파울은 프랑스 병사 하나가 자신을 눈치채고 조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병사가 파울을 저격하려는 순간 폭발에 휘말려 크레이터로 굴러 떨어지게 되었고, 파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검으로 그의 가슴을 여러 차례 내려 찍어서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파울은 잠시 옆에서 숨을 돌리지만 피를 뱉으며 헐떡이는 병사 때문에 들킬 걱정에 흙 한줌을 퍼서 그의 입에 쑤셔넣고 조용히 하라고 입을 막는다. 방탄모를 들어올려서 아직 주변에 저격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파울은 죽어가는 그 병사의 숨넘어가는 소리와 친구를 잃었던 일,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와 사람을 해쳤다는 죄책감에 온몸을 떨며 끝내 PTSD 증세를 보이게 된다. 그러다 자신에게 손을 뻗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듯이 바라보든 프랑스 병사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끝내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울면서 그에게 다가간다. 그리고는 물수건을 짜서 물을 마시게 해주고 얼굴을 닦아준 뒤, 어떻게든 진정시키면서 자신이 찔렀던 환부에 거즈를 꺼내에 대어준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었던 그는 결국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만다. 파울은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며 그의 주머니에 있던 작은 파우치를 발견하는데, 그 안에는 자신이 죽인 프랑스 병사의 아내와 딸의 사진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에 큰 죄책감에 울먹이던 파울은 그 병사의 신분증을 통해 그가 "제라드 뒤발, 인쇄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파울은 자신이 죽인 적들도 자신처럼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결국 파울은 그 신분증을 챙겨서 그의 집에 있을 아내에게 찾아갈 것을 맹세하며, 예전에 루드비히에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닦고 옷을 단정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어두워지자 원래 가기로 한 집결지를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밤이 되고 이미 휴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가 돌고 있었고, 프리드리히 장군은 자신의 부하 브릭스도르프와 함께 씁쓸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 프리드리히는 브릭스도르프에게 전역 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다. 아버지의 사업인 승마용 안장을 만드는 일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말에 자신은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며 신세를 한탄한다. 프리드리히는 3번이나 승전하셨던 군인인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지만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는 세상이 오면 군인이라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전쟁에 목을 매는 이유를 밝힌다. 하지만 국가의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었기에 담배만 태우며 씁쓸하게 식사를 마무리한다. 그와 동시에 사령부에서는 마티아스 일행에게 서명을 하라는 허가를 내렸고, 이 소식은 모든 전장에 알려지게 되었다.
겨우 살아 돌아온 파울은 휴전이라는 소식에 술에 취하여 개판이 된 부대에서 프란츠와 카트, 탸덴을 찾으러 의무실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부상을 입은 탸덴을 발견하게 되는데, 오른쪽 다리의 무릎 위가 심하게 찢어진 부상이었다. 목숨을 건진 파울에게 탸덴은 줄 것이 있다며 주머니에서 프란츠가 가져온 스카프를 꺼낸다. 즉, 프란츠마저 죽어서 자원 입대했던 4명의 학우 중 살아남은 것은 파울 뿐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알려준다. 그런 파울에게 탸덴은 넌 살아남은 것이니 우리를 위해서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강하게 이야기 하지만, 파울 역시 목숨이라도 건진 탸덴만큼은 그런 말을 해선 안된다고 강하게 격려해준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증표인 스카프를 목에 두른 파울은 배식 장소에서 실랑이하는 카트를 발견하고 무사히 만난 사실에 기뻐하며 탸덴의 몫까지 3인분을 배식받아서 의무실로 향한다. 탸덴은 카트 역시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카트에게 수프와 수저를 받게 된다. 카트와 파울은 기뻐하며 간만의 식사를 즐기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을 보던 탸덴은 깊은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자신의 목에 포크를 수차례 찔러 자살한다. 안그래도 전역 후 살고싶은 삶을 살 수 없는 운명이었는데, 똑바로 앉아서 제대로 먹지도 못할 자신의 운명을 비관한 것이었다. 이에 당황한 파울과 카트는 어떻게든 지혈하려 했지만 끝내 실패하게 된다. 파울은 친우들을 모두 잃었다는 생각에 비관에 빠지지만, 카트는 그런 파울에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며 쉬자고 말한다.
그렇게 마티아스 일행과 프랑스 대표단의 마지막 휴전 협의가 시작된다. 마티아스는 그렇지 않아도 국왕의 퇴위로 혼란스러운 독일 정부의 상황과 너무 극단적인 조항으로 다시 갈등이 있을 것을 우려하여 공정한 판단과 자비를 베풀 것을 부탁하였지만, 이미 독일에게 크나큰 피해를 입어 적대심이 하늘을 찌르는 프랑스는 똑같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였다. 이에 결국 마티아스와 관료는 휴전 협정서에 서명을 하게 되었고, 독일의 군인 대표 역시 마지못해 어렵사리 서명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18년 11월 11일 11시를 기점으로 휴전 협정 서약이 발효될 것을 선언하며 두 진영은 전쟁의 끝을 선포하게 된다.
전쟁의 끝이 선포되어 더 이상 포격 소리와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깨달은 카트는 새벽에 파울을 깨워서 예전에 했던 농가를 털러 나가자고 한다. 가는 길에 둘은 집에 돌아가면 각자 무엇을 하고 살지 대화하였고, 그렇게 마지막 농가 털이가 시작되었다. 카트가 털었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파울이 털게 되었는데, 거위 알을 훔치는 과정에서 농가의 어린 아이에게 이를 들키고 만다. 다행스럽게 둘은 거위 알을 훔쳐서 농장 주인의 총격을 피하여 달아나는데 또 다시 성공한다. 둘은 조리하지도 않고 알을 까서 휘젓고 그대로 마시며 서리의 기쁨을 즐긴다. 이에 잠시 소변을 보러 카트는 숲속으로 가게 되는데, 볼일을 보고 뒤돌아 보니 농가에서 카트를 쫓아온 그 소년이 있었다. 손에 아버지의 총을 든 채로. 조금 뒤 총소리가 나고, 카트는 복부에 총상을 입은 채로 파울에게 온다. 파울은 당황하며 총상의 크기가 작아서 총알을 빼내려 하지만, 카트는 괜찮다며 군의관에게 가자고 하며 부축 해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힘겹게 카트를 도수 운반하여 군의관에게 보였지만 카트는 이미 사망해 있었다. 총알이 간에 맞으면서 온몸으로 독성분이 퍼져 죽은 것이라고 하자, 모든 의미에서 혼자 남게된 파울은 그야말로 삶의 의지가 꺾여버리고 만다.
게다가 휴전 협정이 체결되고 11월 11일 11시가 되기까지 아직 남은 시간이 남았는데, 프리드리히 장군은 그 시간 내에 적진을 제압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자며 막 들어온 신병들까지 싹 긁어모아 집에 가려던 모든 병사들에게 출격 명령을 내린다. 이에 반항하는 몇몇 병사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바로 두들겨 맞은 뒤 총살 당하는 등 거부는 없다는 단호한 고집을 피운다. 이미 삶의 의지를 잃은 파울은 될대로 되라는 듯이 어리버리한 신병을 데리고 간다. 적진의 눈 앞에서 착검하던 파울은 15분만 버티면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숨을 고르고 최후의 돌격을 하게 된다.
프랑스 진영 역시 15분 뒤에 휴전이니 남은 유품이나 음식을 해치우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돌격해 오는 독일군을 보고 당황하지만 이내 다시 진영을 가다듬고 반격을 시작하게 된다. 프랑스의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파울과 독일은 참호 내부까지 침입하는데 성공했고, 이미 잃을 대로 다 잃은 파울은 더 이상 망설임 없이 광기에 휘말려 사람을 죽여나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옆에 있던 신병이 참호 아래에서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을 발견하고 육탄전으로 그를 구해주게 된다. 하지만 육탄전 상대 역시 만만치 않았으며, 오히려 진흙에 파울의 얼굴을 박고 제압시켜서 익사시키려 하였다. 파울은 열심히 저항하다 옆에 떨어진 돌을 잡고 그의 머리를 쳐서 떨쳐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프랑스 병사의 근처에 놓인 권총을 보자 둘은 서로 권총을 향해 달려들었다. 프랑스 병사가 먼저 권총을 잡았지만 파울은 병사에게 돌진하였고, 둘은 뒷편 벙커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게 되었다. 어두운 계단 아래에서 두 사람은 다시 대치 했지만, 만신창이인 서로의 모습을 보며 누구 하나 서로에게 달려들지 못하였다.
그 순간, 파울의 뒤에서 어둠에 숨어있던 프랑스 병사 하나가 대검으로 파울의 등을 뚫어 치명상을 입혔다. 서로 적잖이 당황한 그 순간 11시가 되어 전투 중지라는 사이렌이 울린다. 숨을 헐떡이며 무릎을 꿇은 파울을 프랑스 병사는 허탈함과 연민의 눈빛으로 바라보다 천천히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어두운 벙커 아래서 햇살이 비추는 계단을 바라보던 파울은 천천히 다시 계단을 올라가서 전쟁이 끝나서 재가 흩날리는 참호를 올려다 보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된다. 그러다 프랑스 군의 진지에도 알베르트가 붙였던 포스터가 똑같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시간이 조금 지나 전투가 일어난 전장을 정리하던 프랑스 군과 독일군 병사들 사이에 파울이 구해준 신병이 쭈그려 앉아 있었다. 독일군 장교가 지나가다 그를 보더니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괜찮다고 대답한 신병은 장교에게 시신들로부터 인식표를 걷으라는 지시를 받게 되었고, 천천히 인식표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러다 참호 길목에서 벽에 등을 기댄채 앉아서 숨을 거둔 파울의 시신을 발견한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고 죽음을 맞이한 파울을 보며 신병 역시 착잡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였고, 파울이 죽는 순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한 프란츠의 스카프를 들고 자신의 목에 두른다. 그렇게 신병은 최후의 사망자이자 자신의 생명의 은인인 파울을 시신을 뒤로한 채 다시 인식표를 거두러 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전쟁 영화 중 라이언일병 구하기와 마찬가지로 대단한 작품인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참혹함도 아주 잘 드러나기에, 역시 일어나면 안되겠다는 생각 뿐이 안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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