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모기가 점점 살아나고 있습니다. 가끔씩 모기가 한 마리씩 집에 들어오곤 하는데 이제 모기와의 전쟁을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 10위를 검색하면 1위는 반드시 모기인데요. 이런 해충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안 되는 이유는 뭘까요?
모기는 1억 년 이상 지구 대부분의 대륙에서 서식해 왔고, 매우 다양한 종류로 진화해 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모기는 3,500여 종에 이르며, 이 중 6%인 200여 종이 인간을 물고 질병을 옮깁니다.
6월 21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과학 유튜버가 "곤충학자들조차도 싫어하는 곤충이 딱 하나, 모기"라면서 "세상에 정말 불필요한, 없어져도 되는 생명체가 바로 모기"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얼룩날개모기의 학술명은 Anopheles의 어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기 박멸 계획'을 실험하기도 했는데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설립한 옥시텍은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종류인 이집트숲모기 수커셍 유전자 변형연구를 시도해 왔습니다. 이 수컷모기의 생식능력은 그대로 두고, 2세대에서 번식을 못하고 죽도록 자멸유전자로 변형시켰는데요. 이렇게 유전자 변형된 3백만 마리의 모리가 2009~2010년도 케이맨 아일랜드에 방생됐습니다. 이후 이 지역의 모기의 감소량이 다른 가까운 지역에 비해 96%나 돼 국소적 모기 객체 수 감소엔 성공적인 사례를 남겼는데요. 이 방식은 지카바이러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브라질의 한 지역에서도 실시되어 모기 감소수가 92%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기가 과학자들도 기피할 만큼 세상에 정말 불필요한 해충인지 따져봅시다.
모기가 사리지면 안 되는 이유
초콜릿이 사라진다.
모기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 우리는 초콜릿을 먹을 수 없습니다. 조모기과 모기는 카카오 꽃가루를 운반하여 수분을 매개하는 곤충이기 때문인데요. 카카오꽃은 매우 작고 구조가 복잡합니다. 따라서 3mm도 안 되는 조모기과 모기만 꽃 속으로 침투할 수 있는데요. 조모기과 모기가 카카오꽃의 꽃가루를 확산시켜 주지 않는다면 카카오 열매 자체가 멸종하게 돼서 수확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카카오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꽃가루를 옮겨주고 있습니다. 모기 한 마리 자체는 다른 곤충들에 비해 꽃가루를 운반하는 역할이 크진 않지만, 수가 워낙 많아서 중요한 수분 매개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북극 툰드라 지역의 생태계 변화
북극의 동토대는 모기들에게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북극의 모기가 사라질 경우 새의 먹이가 사라질 것이므로, 툰드라 지역에 둥지를 트는 철새의 개체수가 50%나 감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모기는 순록 한 마리당 하루 300ml까지 피를 빨아먹는데, 순록은 모기떼를 피해 바람을 거슬러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모기가 없어져서 수천 마리에 달하는 순록 떼의 이동경로가 바뀌게 되면, 순록 떼가 밟고 지나가는 지역의 토양과 식생, 그리고 육식동물의 분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혈전 방지 및 피부 면역 연구에 도움
모기의 흡혈 방식이 의약품 개발 연구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모기의 타액에 있는 '아노펠린'의 효과가 있는데, 아노펠린이 하는 역할은 우리 핏속에 있는 트롬빈이라는 효소는 피를 응고시키는 역할을 해주는데, 이 아노펠린이 트롬빈의 화학반응을 방해해서 피가 뭉치지 않게 해 줍니다. 모기가 피를 빨 때 피가 굳지 않고 원활하게 피를 빨기 위한 흡혈방식에서 아노펠린이 나오게 됩니다.
이 방식을 응용해서 혈전증 치료를 위한 화학적 응고 억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혈전증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덩어리 지면서 혈관을 막아버리는 질병인데, 이를 아노펠린으로 완화시키겠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또한, 모기에 물린 부위를 엄밀하게 분석해서 피부 면역 치료에 응용시키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2년 <네이처>지에 게재된 데이비드 게레로의 '모기 물린 부위의 인간 신체 내 통제모델에서 피부 면역 반응 증가' 논문에서는 "모기에 물린 인간 피부 면역 유전자는 여러 염증질환에 적용되는 새로운 표적 백신과 칠 법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모기의 포식자들
포식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모기는 맛있고 포획하기도 쉬운 먹이입니다. 모기의 유충이 사라지게 되면 수백 조의 물고기들은 생존을 위해서 먹이를 바꿔야 하는데요. 매우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든 생물은 유전자에 먹이가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모기가 없어지면 모기의 천적으로 유명한 모스키토피시와 같은 물고기들이 멸종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한 물고기의 멸종은 곧 먹이사슬 전후에 있는 다른 물고기의 멸종을 초래하여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입니다.
또한, 모기가 없어지면 모기를 먹이로 삼는 많은 곤충, 거미, 도롱뇽, 도마뱀, 개구리 등도 주요 식량공급원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모기는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기가 질병을 옮긴다고 해서 완전히 박멸하는 것보다는,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개체 수를 관리해야 합니다. 생물 다양성이 유지되는 건강한 지구를 위해 쓸모없는 생명체는 없습니다. 모기 개체수를 유지할 정도로 방제 관리가 필요한 것이지 모기를 아예 박멸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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