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돈에 인물이 들어가는 이유

by Nature Of The Universe 2023. 6. 22.

우리나라 지폐에는 다양한 인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천 원에는 퇴계이황, 오천 원에는 율곡이이, 만원에는 세종대왕, 오만 원에는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왜 지폐에는 인물이 그려져 있는 걸까요?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런 사소한 것들을 궁금해하는 이유는 별로 없지만,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면 궁금해서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궁금증을 해소시켜 볼까요?

 

인물이 들어가는 이유는?

 

흔히 '화폐는 한 나라의 얼굴'이라고도 합니다. 단순히 돈의 기능뿐만 아니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와 인물을 담은 하나의 시각 예술품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인데요. 또, 지폐에는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위인들을 그려넣음으로써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화폐에는 조선시대 인물들만 등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근현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각에 따라 엇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다른 이유로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지폐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폐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은 정면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약간 옆에서 비스듬히 본 얼굴입니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이나 풍경은 조금씩 변화가 있더라도 사소한 차이를 인식하기 어려운데, 사람의 얼굴은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원래 지폐에 그려진 각도에서 0.1도만 틀어져도 육안으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조지폐가 걸리는 이유 중 하나겠죠?

 

지폐 속 인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디테일을 더욱 섬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피부의 결과 명암도 장난 아닌데요. 특히, 이 디테일의 끝은 수염이나 머리카락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당장 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수염을 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오실 겁니다. 실제로도 위조 방지를 위한 디테일의 차이는 바로 이 부분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에 전 세계 지폐 속 인물을 들여다보면 머리카락이나 수염이 돋보이는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물론 모든 나라의 지폐에 인물이 그려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집트의 돈에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 건축물이 그려져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돈에는 사자, 코끼리, 표범 등의 동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의 돈에는 자연 풍경과 건축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폐 도안은 무엇일까?

 

1950년 한국은행 설립 후 나온 지폐 1호의 인물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지폐의 왼쪽에 대통령의 얼굴이 있었다가 1956년 발행한 500 환에서는 지폐의 한가운데에 얼굴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돈을 접어서 사용을 많이 하다 보니 얼굴이 접히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그 결과 1958년 초상화를 오른쪽으로 옮겼습니다. 

 

지폐 속 인물은 어떻게 선정되는 걸까?

 

우선 그 나라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인품과 업적이 갖춰진 인물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생김새가 분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화폐인물을 선정하는 사람들은 한국은행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5만원권의 인물 선정 절차를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소집한 후에 '화폐도안자문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해서 지폐에 들어갈 후보자를 20명 선정합니다. 이후 국민 성인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합해서 10명으로 후보자를 줄입니다.

 

여기다가 네티즌들의 의견까지 수렴해서 최종 후보 4명을 정합니다. 선정된 4명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다시 검토를 거친 후 최종 1인을 화폐 주인공으로 뽑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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