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러브버그, 징그럽지만 사실 해충 아닌 익충

by Nature Of The Universe 2023. 6. 24.

지낸 해에도 경기 고양시, 서울 서북부, 인천 일부 지역에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러브버그'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지난해보다 더 넓은 서울 전역에 나타났는데요.

 

서울시는 23일 은평구, 마포구, 서대문구를 중심으로 서울 중심부까지도 러브버그가 확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까지 접수된 민원만 은평구 500여 건, 마포구 40여 건 등입니다. 서대문구, 동대문구, 성동구 등에도 민원이 있었고, 관악구, 영등포구 등에서도 러브버그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더운 여름철날씨 폭염이 지속되면서 창문을 여는 게 방의 온도를 낮추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러브버그가 재출현하면서 창문도 열기가 쉽지 않아 졌습니다.

 

러브버그란?

 

러브버그는 털파리와 우단털파리 속에 속하는 파리의 통칭으로, 성충이 된 이후에는 함께 붙어 다니면서 비행하거나 먹이를 먹고, 밤에는 여러 차례 긴 시간 짝짓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벌레 2마리가 항상 붙어 있어 통칭 '사랑벌레'라고도 불립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대량 출몰했을까요?

 

러브버그가 주로 사는 곳은 산인데, 산 주변이 개발되고 그로 인한  도시 열섬현상, 급격히 상승된 기온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최근 러브버그들이 우리 주변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러브버그는 독성도 없고, 사람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데요. 우리가 보는 관점에서는 익충인데, 이 곤충이 썩은 잡초를 먹어치우고 꽃꿀을 먹고 꽃가루를 옮기는 것으로 수분을 도우므로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생김새가 바퀴벌레처럼 생기고 짝짓기를 하며 날아다니는 기괴한 모습과 사람에게 날아드는 습성, 수천 만 마리가 떼를 지어 대량발생하는 모습에서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해충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러브버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산성을 띠는 내장인데, 대량으로 몰려다니는 데다가 며칠간 짝짓기를 하다가 죽어버리는데 이때 시체가 부패하면서 드러나는 내장이 주변 사물에 스며들게 되면 한두 시간만 지나도 치우기가 어렵고, 특히 차의 배기가스를 썩은 부식토의 가스로 착각하고 달려드는 습성으로 인해 차량에 달라붙어 시체가 도장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이런 골칫거리도 없습니다.

 

습성

 

파리과의 다른 곤충처럼 알에서 번데기, 번데기에서 애벌레, 애벌레에서 성충까지의 과정을 거칩니다. 암컷 벌레는 약 100~350개의 알을 낳는데 주로 민가가 아닌 썩은 땅의 표면에서 알을 낳습니다. 3~4일 후에 애벌레로 부화되고 애벌레가 떨어진 낙엽이나 동물의 똥을 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을 해줍니다. 만약 이 벌레가 없다면 우리가 산에 오를 때마다 썩은 냄새를 맡아야 하겠죠. 주로 따뜻한 지역에서는 120일간 애벌레로 유지되는 반면에 추운 지역에서는 240일간 애벌레로 유지됩니다.

 

성충이 되면 수컷은 암컷을 만나서 3~4일간 날아다니면서 교미를 하고 대를 잇는데, 수컷은 교미를 끝내면 떨어져 죽고, 암컷은 태어났을 때와 같이 썩은 땅이나 습한 지역에 알을 낳고 죽게 됩니다. 하지만 레드버그가 창궐한 지역 거주민들의 목격 증언에 따르면 서로 꼬리를 붙이고 비행하는 게 아니라, 마치 수컷이 암컷에게 꽂혀서 죽은 채 끌려다니는 느낌에 가깝게 보인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평균적인 수명도 수컷이 3~4일, 암컷이 최대 7일이라서 암컷이 더 오래 삽니다.

 

점점 확산하는데, 전국까지 퍼지게 될까?

 

러브버그가 수도권을 벗어나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지역에서 올해도 밀도가 높은 상태인 것을 고려해 보면 어느 정도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기온'이겠죠. 깊은 산보다는 서울 은평구 봉산처럼 도심 속에 산이 많습니다. 고립된 산이 아닌 도심에 있는 산에서 발생하는 것은 역시 도심 열섬 현상과 관련이 깊겠죠.

 

겨울 기온도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곤충은 겨울에 견딜 수 있는 온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곤충은 겨울이 매우 추우면 다음 해 여름에 개채 수가 크게 줄어들기도 하는데 러브버그의 유충은 최저 몇 도까지 생존할 수 있는지 아직 어떠한 결과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구청이 약재를 열심히 뿌려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방역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은평구 등에서 한 '대벌레 방역'이 오히려 러브버그 대발생의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대벌레 방역으로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천적이 없어졌기에 지난해 은평구에서 대발생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토양에 사는 거미, 딱정벌레, 지네 등 토양성 절지동물도 러브버그 유충을 먹이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화학적 방제를 해버리면 이런 천적들이 사라져 오히려 러브버그가 대발생활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러브버그는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서서히 자연소멸되므로 수명이 약 1주일 정도 됩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최대 7월 중순까지는 활동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1. 끈끈이 패드를 활용하여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2.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모기장, 방충망 설치해 주기
  3. 물기를 싫어하므로 창문 유리 등에 많이 붙어있는 곳에 물 뿌려주기
  4.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을 활용하여 포충기 등 물리적 방법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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