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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공포 영화 추천, TOP3 킬링타임용

by Nature Of The Universe 2023. 6. 21.

더워지고 있는 여름에 역시 공포영화가 최고죠. 혼자 봐야 정말 몰입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을 준비해 봤습니다. 잠시나마 공포영화로 무서운 여름 잘 이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봤던 공포영화들

 

1. 제인 도

개봉 2017.08.23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공포
국가 영국, 미국
러닝타임 86분
배급 오퍼스픽쳐스

줄거리: 3대째 부검소를 운영 중인 토미와 오스틴 부자는 보안관의 다급한 의뢰로 신원미상인 젊은 여성의 부검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숨겨져 있던 흔적들에서 끔찍한 비밀이 밝혀지는데...

 

수상내역: 49회 시체스영화제(오피셜 판타스틱-스페셜배심원상), 24회 제라르메 국제판타스틱영화제(학생심사위원상), 35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관객상)

 

네티즌 평점: 8.35

 

관객 수: 2.3만 명

 

감독: 안드레 외브레달

 

출연진: 에밀 허쉬, 브라이언 콕스, 올웬 캐서린 켈리

 

후기(스포일러 주의): 제인도라는 뜻은 신원 미상이 갖는 의미를 말합니다. 영화에서도 나오긴 하는데 줄거리와 같이 두 부자가 신원 미상인 한 여성의 시체를 부검하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에 대해 다가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부검이라는 스토리에 맞춰서 인체의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보다는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부검을 사람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합니다. 사람이었던 자가 그 생명이 꺼져버렸다는 이유로 산산이 해부되어 갑니다. 부검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사람이었던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기에 부검은 대체로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만약 고인이 신원 미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인도는 신원 미상의 인물로, 그 누구도 그녀의 존엄과 권리를 지지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이 신체는 그냥 동의 없이 해체되는데요. 나중에 밝혀지는 진실로는 그녀는 17세기 뉴잉글랜드에서 벌어진, 마녀재판의 희생자였습니다. 무고한 희생자를 마녀로 몰아간 저주와 의식이 오히려 마녀를 만들어내,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몇 세기 동안이나 땅 속에 묻혀 존재했던 것입니다. 그녀는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이 마음대로 다뤄지는데요. 

 

제인도는 영화 내내 검사를 그만두라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고통을 느끼니 당연한 것인데요. 하지만 토미와 오스틴은 그것을 뒤늦게 깨닫고 결국 제인도에 의해 죽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서 볼만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2. 유전

개봉 2018.06.07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미스터리, 공포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7분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애니'는 일주일 전 돌아가신 엄마의 유령이 집에 나타나는 것을 느낀다. 애니가 엄마와 닮았다며 접근한 수상한 이웃 '조안'을 통해 엄마의 비밀을 발견하고, 자신이 엄마와 똑같은 일을 저질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애니의 엄마로부터 시작돼 아들 '피터'와 딸 '찰리'에게까지 이어진 저주의 실체가 정체를 드러내는데...

 

수상내역: 31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유망감독상)

 

네이버 관람객 평점: 7.90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진: 토니콜렛(애니), 밀리샤피로(찰리), 알렉스울프(피터), 가브리엘번(스티브) 등

 

후기(스포일러 주의): 영화관에서 봤다면 훨씬 생생한 분위기를 느꼈을 것 같은데 대낮에 작은 핸드폰으로 본 '유전'은 생각보다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괴한 사건들과 어딘지 섬찟한 가족관계, 예상치 못한 결말 등 정말 흥미진진하게 봤는데요. 상징과 복선이 의외로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자극되고 해설도 궁금해지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찰리가 전봇대에 부딪힐 때 정말 숨죽이고 봤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사고가 아니라 예정된 살인이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고등학생 피터의 파티에 챙겨줘야 할 게 많은 여동생 찰리를 굳이 찰리가 싫다는데도 데려가라는 애니의 행동은 상당히 비상식적이었습니다. 또한, 싫다고 할 만한 피터는 군말 없이 데려가는 것도 꽤 이상했죠. 이 가족은 엘렌의 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혈연관계로 인해 악마의 수행자라는 운명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애니와 피터는 무의식적으로 찰리를 죽이는 의식을 행할 것일지도요. 찰리에게 초콜릿케이크를 권하는 피터였지만 케이크 안에 땅콩이 들어있었는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급히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숨이 막혀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만, 하필 이때 쓰러져있는 사슴을 피하려다 찰리가 전봇대에 부딪혀 목이 날아가고 맙니다. 

 

전봇대를 자세히 보면 파이몬대왕의 상징이 그려져 있습니다. 찰리는 엘렌이 가장 아끼던 손녀로, 파이몬대왕의 숙주 역할을 하였으나 파이몬은 남성의 몸을 원했기 때문에 피터로 옮겨가기 위해 찰리는 죽어야 했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다 봤을 때는 정말 찝찝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한번 놀라고 무서웠다가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꽤나 긴 시간 동안 음울한 공포의 여운을 남겨줍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드렸지만 이 영화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3. 랑종

개봉 2021.07.14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공포, 스릴러,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타이
러닝타임 131분
배급 (주)쇼박스

줄거리: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수상내역: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 초이스: 장편 작품상)

 

네이버 관람객 평점: 6.60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진: 나릴야 군몽콘켓(밍), 싸와니 우툼마(님)

 

제작: 나홍진

 

후기(스포일러 주의): 작년 가장 기대작이기도 했고 꺼려지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감독과 제작자부터 촬영지와 소재까지 모든 면이 기대되면서도 얼마나 끔찍하고 찝찝하게 만들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에 보기 전부터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개봉 전부터 매우 잔혹하고 섬뜩한 작품이라는 후기가 많았는데, 직접 마주한 '랑종'에서 가장 눈길이 간 곳은 예상외의 대목이었습니다.

 

바로 영화전반을 장악한 테마인 '속임수'와, 그 눈속임의 연속이 조성하는 혼란과 공포,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고개를 드는 신과 종교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우선 '랑종'의 테마인 속임수는 영화의 내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장 님이 무당이 된 이유부터 눈속임에서 비롯되는데요. 본래 무당이 될 운명이 아니었던 님은 언니인 노이가 자신에게 부적을 몰래 붙이고 본인은 성당에 나가는 등의 꼼수를 부린 결과 바얀 신을 모시게 됐습니다. 이렇게 한 명은 속고, 한 명은 속이는 자매의 역사는 영화에서 반복됩니다.

 

이에 더해 퇴마사 싼티와 밍, 마닛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속입니다. 영화의 구조도 마찬가지인데요. '랑종'은 분명 공포영화라는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악령에 빙의한 밍이 갑작스럽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장면들은 불쾌감과 경계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나 '야싼티야'라는 밍의 가문명이 적힌 인형이 클로즈업되는 순간, '랑종'이 보여준 공포영화의 겉모습은 속임수로 밝혀지고 맙니다. 님과 밍의 가족이 아닌 밍을 지배하고 조종하고 있는 악령들의 관점에서 볼 때 '랑종'은 기본적으로 처절하면서도 짜릿한 복수극이 됩니다.

 

이처럼 속임수가 겹치고 겹친 결과 주인공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혼란 속에서 선과 악의 경계선까지 모호해지자 그들은 이내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에 빠져들고 맙니다. 공포영화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악령과 밍의 가족 간의 관계가 복수극에서는 역전이 되고, 그 결과 악령이라 부르는 존재에 대한 선악의 구분은 이제 무의미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악령이 무조건적인 악에서 벗어나자 악령을 퇴치하려는 노력의 정당성도 미약해지고, 주인공들은 악령 앞에서 무력해집니다.

 

결과적으로 '랑종'은 기대한 바가 무엇인지, 영화의 촬영 방식과 형식에 동의하는지, 주제의식과 메시지가 얼마나 강하게 느껴지고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평가와 호불호가 극과 극을 오갈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의 명성에 비하면 최소한의 장르적 재미조차도 잡지 못한 조잡한 공포 영화라고 느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쓸데없이 잔인하고 관음적인, 개인의 신념과 사상에 따라서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쾌한 영화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랑종'이 신의 본질과 종교를 구성하는 근간에 대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려운 것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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